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사진〉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데도 중국을 감싸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3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아주 적고 (속도가) 느리다"며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여행과 교역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WHO는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았는데 그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그는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으로 2017년 WHO 수장으로 선출될 때 중국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집행이사회에서도 중국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그는 "중국이 이번 질병의 근원지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수행했다"며 "그에 따라 많은 중국인을 구했고 세계 다른 여러 나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중국 이외의 각국에서 발생한 환자의 숫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400명을 넘었는데도 중국을 두둔한 것이다.
그는 중국 바깥에서는 23개국 146명의 확진 환자가 발견됐다고 설명하면서 "이 숫자는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서서히 늘어난 것이어서 쉽게 통제할 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질병에 대해 확실한 증거를 근거로 끈질긴 대처를 해야 하며 공포감이 아닌 준비와 투자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 질병에 대한 루머와 가짜 뉴스와도 싸워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을 삼가 달라는 취지였다.
WHO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역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중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WHO의 행보에 대해 중국의 눈치를 살피며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사태를 확산시킨 이후 뒤늦게 내놓은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