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甲질·부도덕 국회의원 꼭 기억해뒀다 표로 철퇴 내려야

조선일보
입력 2016.01.06 03:23

국회의원들의 갑(甲)질 작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 위에 군림하고 법과 윤리 규정을 쉽게 무시해버린다. 문제가 드러나면 무엇이 문제냐는 식의 태도까지 보인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이목희 의원은 2012년에 채용한 5급 비서관에게 월급에서 100만원씩 내놓으라 했다. 5개월에 걸쳐 모두 500만원을 받아낸 뒤 다른 용도에 썼다는 것이다. 이 돈을 강제로 냈다는 것이 이 비서관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한때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더민주가 이 사회의 약자(弱者)인 을(乙)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며 만든 '을지로위원회'의 핵심이다. 얼마 전부터는 당 정책위의장도 맡고 있다.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실의 '을'인 직원의 월급 일부를 내놓으라 했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는 그 돈을 운전기사나 인턴들의 급여에 보태주는 데 썼다고 해명하고 있다. 국회 내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직원 급여에 손대는 의원이 적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강제로 돈을 내놓으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 돈을 개인 용도로 썼다면 횡령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어떤 단체에 같이 몸담았던 로스쿨 3학년 학생을 2013년에 5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이 학생은 아직도 계속 비서관으로 올라 있다. 20대 중반의 학생을 국회 경력 몇 년은 되어야 감당할 수 있는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공부만도 쉽지 않을 이 학생이 무슨 일을 제대로 했겠는지 의문이다.

얼마 전에는 더민주 신기남 의원이 자녀의 낙제를 막기 위해 로스쿨을 찾아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노영민 의원은 의원실에 신용카드 결제기를 가져다 놓고 시집(詩集)을 팔았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비서 월급의 일부를 떼어 쓰다 문제가 됐고, 김광림 의원은 조카 인사 청탁을 했다가 걸렸다. 표면화된 것만 이 정도라면 이 나라 국회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헌법상 국회의원의 청렴 의무(46조)는 땅속 깊이 묻어버린 듯하다.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따르면 이런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징계 요청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의장이나 의원들(20명 이상)은 서로 봐주느라 묻어버리기 일쑤다. 국회 윤리특위를 외부 사람들로 구성해 철퇴를 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12년 총·대선 때 여야는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온갖 약속을 했지만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19대 국회는 역대 최다인 23명이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국회의 자정(自淨)을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강제로 할 수밖에 없고, 가장 강력한 징계는 표로 퇴출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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