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원이 넘는 초(超)고가 노트북이 소비 위축의 그늘 속에서도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선보인 삼성전자의 260만~300만원 대 노트북 '센스 X360'은 매월 1500대 정도씩 지속적으로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노트북 월 판매량은 지난해 1월 5만5000대에서 올 1월 5만대로 줄었다. 그러나 600대 정도 팔리던 고가 노트북은 지난달에 2500대나 팔렸다. LG전자는 매월 4만대 전후인 판매량 중 고가 노트북(200만원 이상)이 1만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12일 260만~390만원 대 초고가 3개 모델(엑스노트 P510 시리즈)을 출시해 고가 마케팅을 강화했다.
초고가 노트북의 판매 강세 이유에 대해 박형봉 LG전자 팀장은 "예전 IMF 외환위기 때에도 1200만원이나 하는 IBM의 '씽크패드'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며 "노트북은 명품 가방과는 다르게 사치성 제품이 아니라 일할 때 쓰는 도구이기 때문에 위기 때 더욱 좋은 것을 찾는 소비자의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황 때는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제품을 선택하는 모험적인 구매를 기피한다"며 "신뢰성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다보니, 고가 제품 판매가 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