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 길은 멀었다. 전국을 몇 바퀴 돌았고, 최전방의 군부대에서 위문공연을 수십 번 했다. 드림콘서트에도 출연했다. 그럼에도 <나인뮤지스>의 인지도는 올라가지 않았다.
전국의 지역행사를 돌아 다니는 일상은 계속됐다. 밑바닥을 긁어서 인기를 얻는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행사 하나를 마친 아이들은 무대 의상을 입은 채 헐레벌떡 뛰어서 다음 행사로 향했다. 하이힐을 신어서 달리기 힘들었지만, 걸어 다니면서 모든 일정을 채우는 건 불가능했다.
다음 공연을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소녀들은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지친 아이들은 서로에 대한 증오심을 조금씩 풀었다. 리더 자리를 빼앗긴 세라가 라나에게 말했다. "언니의 그 멋진 몸매가 부러워요." 라나가 대답했다. "나는 네 목소리가 부러운 걸."
멀미가 심한 세라는 앞자리에, 잠에 취한 라나는 뒷자리에 앉았는데 서로의 칭찬을 들은 두 소녀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빙그레 웃었다. 멤버들은 서로 미워하기에 너무 지쳐서, 서로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
스타제국 신주학 사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은 같은 시기였다. 두 번째 노래, <Ladies>를 내놓고 홍보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를 악물고 방송에 나섰다. 데뷔무대와 달리 멤버들의 눈에는 독기가 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