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현지 시각) 밤 자신의 모스크바 집 앞에서 괴한 2명에 의해 구타를 당한 반(反) 푸틴 활동가 예고르 주코프의 모습

러시아의 라디오 진행자이자 유명한 반(反)푸틴 활동가인 예고르 주코프(22)가 30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3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주코프는 전날 저녁 모스크바에 있는 자신의 집 밖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에게 구타를 당했다. 그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주코프가 괴한에게 구타를 당한 사실은 그의 지지자들이 소셜미디어에 그의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사진 속 주코프는 얼굴 이곳저곳에 상처가 났고, 입술과 코가 부어 있다.

경찰은 스쿠터를 타고 현장에서 달아난 괴한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폭행죄로 유죄를 받으면 가해자들은 2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주코프는 정치학과 학생이었던 지난해 있었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주역으로, 작년 구금됐던 시위대 1000여명 중 한 사람이었다. 이후 유명 블로거이자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러시아 법원은 주코프가 유튜브 채널에서 극단주의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고, 2년간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구타를 당한 날 오전도 주코프는 유튜브에서 “모스크바의 명문대학에서 영화 전공 석사 과정에 합격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거부가 나의 정치 활동과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코프 측 대변인은 “더 많은 ‘반푸틴’ 인사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반푸틴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의문의 차를 마시고 독극물 중독으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러시아 크렘린 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공격을 한 사람들을 빨리 처벌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이번 공격이 나발니 상황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