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성·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브랜드'라는 단어는 목장 주인들이 가축이 자신의 소유임을 나타내기 위해 가축에 낙인(烙印)을 새기는 행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장 경제가 발달하면서 판매자는 자신의 제품을 다른 판매자의 제품과 구별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현대에는 브랜드의 역할을 정보 제공의 역할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자신이 마시는 맥주의 맛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브랜드를 알고 마시는 경우와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고 마시는 경우 사이에 평가가 달라진다는 연구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의 제품 사용 경험이 소비자의 브랜드 지식에 따라 달라짐을 반영한다. 소비자는 브랜드로 제품을 이해하고 경험하게 되며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는가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기도 하고, 브랜드를 통해 사회적 의미를 지닌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결국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브랜드 자산을 증대시키는 일은 갈수록 어렵다. 시장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정보 획득 능력이 커지면서 소비자는 적극적인 정보 생산자로서 브랜드를 바라보고,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의견을 제시하고 소통한다.

이처럼 일시적인 사탕발림이나 눈가림으로 브랜드를 과대 포장하는 것은 브랜드 자산 증대에 역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고 있으며 브랜드의 진정성에 열광한다. 결국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리는 남들보다 더 기본에 충실하고 더 진실한 기업과 브랜드에게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