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대만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 48분쯤 타이베이 쑹산(松山) 공항에 특별기 편으로 도착했다. 미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1979년 이래 미국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이다. 중국은 그간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왔다. 미·중 사이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에이자 장관의 이번 대만 방문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코로나 사태 대응 논의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염병 유행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대만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하고 있다. 8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대중(對中) 유화 정책을 접겠다는 확실한 제스처"라고 보도했다.

에이자 장관은 10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접견한다. 이후 대만 위생복리부를 방문하고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의 분향소를 조문한 뒤 13일 대만을 떠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1979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며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 정부와는 최소한의 교류만 유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강경 대응 기조를 내세우며 대만과의 교류를 강화했다. 미국은 반중(反中) 성향인 차이 총통의 집권 2기를 맞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을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만에 전투기와 전차 등 100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사설에서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을 "도발"이라고 칭하면서 미국과 대만을 향해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카드는 많으며 군사 카드도 포함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