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우산을 쓴 전공의들이 7일 오후 대전역 서광장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 결의대회를 가졌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등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대전·충남 지역 전공의들이 7일 하루 집단 휴진을 하고 대전역 서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전 대학병원 등에서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다. 교수진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다.

빗속에 일제히 검은 우산을 쓰고 우의와 마스크 등을 쓴 500여명의 전공의는 '대책 없는 정원확대 부실의사 양산된다' '항암제보다 한약 보험이 먼저?'라는 문구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집회를 대형 스크린으로 시청했다. 일부 참석자는 코로나 의료진을 응원하는 의미의 '덕분에 캠페인' 손팻말을 일부러 거꾸로 들기도 했다.

이날 대전에선 충남대병원 180명, 을지대병원 86명, 대전성모병원 71명, 건양대병원 111명 등 전체 전공의 90%가량인 448명이 집단휴가를 냈다. 이에 해당 대학병원은 교수진을 대거 현장에 배치하면서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애를 썼다. 환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각 병원마다 전공의가 빠진 자리에 전임의(펠로)와 전문의(교수)들을 배치했다.

또 중환자실·입원 병동·응급실 등 근무표에 전문의를 편성했다. 외래진료는 원래 교수의 일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병원들의 설명이다. 앞서 집단휴진이 예고된 탓에 예정된 급한 환자 외에는 수술 일정도 잡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비교적 적은 금요일이라 환자들이 진료받는 데 큰 불편은 없어 보이지만,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에서도 천안 순천향대병원을 비롯한 응급실과 심폐소생술 팀을 제외한 전공의 300여명이 집단행동에 동참했다. 해당 병원들도 교수들이 당직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힘쓰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