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임 검사 신고식 자리를 빌려 현 정권의 비민주 행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 실현된다"며 "법은 다수결 원리로 제정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정권 들어 민주국가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울산 선거 공작을 벌였다. 희대의 파렴치 조국씨를 법무장관에 기어이 임명했다. 이를 수사하는 검찰팀을 인사 학살해 공중 분해시켰다. 민주주의 근본인 선거제도는 야당이 반대하는데도 일방 통과시켰다. 헌법에 근거도 없는 공수처를 만들어 헌법기관인 법원과 검찰을 사찰하겠다고 한다.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은 야당에 내용도 보여주지 않은 채 속속 통과되고 있다. 인사청문 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은 장관급 인사 25명 임명을 강행해 청문회 제도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정권 코드 판사들이 장악한 법원은 뇌물 받은 대통령 측근을 풀어주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여당 자치단체장들에게 줄줄이 면죄부를 주면서 정권에 밉보인 사람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에도 없는 사유를 들어 발부했다. 국민 사이에 "나라가 네 거냐"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윤 총장은 이런 상황을 '민주주의 허울을 쓴 독재' '전체주의'라고 한 것이다.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도 했다. 검사들을 상대로 울산 선거 공작, 윤미향, 박원순 피소 유출 사건 등 사실상 중단된 권력 비리 수사를 촉구한 것이다. 검찰이 존재하는 이유는 살아 있는 현재의 권력 비리를 파헤치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검찰의 역할이다. 이제 검사들이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