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채널A 기자의 취재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KBS와 MBC가) 정치적 이유에서 사안을 무리하게 ‘검언유착’으로 몰고 가다가 역으로 ‘권언(權言)유착’의 꼬리를 밟힌 셈”이라며 “KBS와 MBC는 취재원이 누구였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개된 녹취록 다 읽어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녹취록은 이날 오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변호인이 공개한, 지난 2월 부산고검에서 이 전 기자의 한동훈 검사장 사이 대화 내용이다.
진 전 교수는 해당 대화에서 한 검사장이 신라젠 사건을 “민생사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고 발언한 내용을 요약해 설명했다. 그는 “내용은 이렇게 요약된다”며 녹취록에서의 한 검사장의 발언을 ‘이거 민생사안이야. 그게 우선이야. 유시민? 걔한테 관심 없어. 걔, 정치인도 아니잖아. 어차피 지금은 XX이고. 작년에 비하면 위상이 (아마도 털보?)만도 못하잖아. 제 발이 저려 강연료 제가 먼저 부니까, 뭐, 잘 뒤져 봐. 그런 건 해볼만 하니까. 혹시 알아? 하나 건질지. 나 시간 없어. 갈게’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어이가 없다”며 “이걸 유시민 잡으려 ‘공모’했다는 근거로 영장에 썼으니, 대검에서 ‘이게 왜 문제야?’라는 반응을 보일 만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악마의 편집’으로 공중파 통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며 “언론 동원하는 건 서울중앙지검에서 직접 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전 기자를 구속한 법원의 영장 발부도 재차 비판했다. 그는 “영장 내주며 ‘검찰과 언론의 신뢰를 위해서’라고 이상한 얘기를 써넣은 이유도 알겠다”며 “영장을 내줄려니 근거가 너무 부족했던 것, 그래서 판사가 거기에 검찰개혁, 언론개혁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갖다 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8일 KBS 보도, 20일 MBC 보도에 대해서도 “녹취록 내용을 왜곡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의 경우엔 KBS에서 이미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를 한 시점에서 그 짓을 했다”며 “혼자서라도 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 역시 MBC”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영장(범죄 사실)을 흘린 게 누구일까?”라고 반문했다.
진 전 교수는 끝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악마의 편집’으로 창작해낸 피의사실이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들을 통해 공표됐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유에서 사안을 무리하게 '검언유착'으로 몰고 가다가 역으로 '권언유착'의 꼬리를 밟힌 셈인데, KBS와 MBC는 취재원이 누구였는지 밝혀야 한다. 이 사람들, 무서운 인간들”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