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3월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백악관에 보고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이후, 미국 조야(朝野)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가 11월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美 정치권 일제히 반대… 민주당 샛별도 "北만 원하는 일"
올해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거물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켄터키주)와 승부를 벌이는 민주당 에이미 맥그래스 후보는 19일(현지 시각) 트위터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의 이해(利害)에 부합하지 않는, 러시아·북한·중국만 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맥그래스 후보는 해병대에서 파일럿을 지낸 예비역 중령으로, 미국 진보 진영의 ‘샛별’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미군은 절대로 한국에서 철수하면 안 된다”고 했다.
미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공화당 벤 새스 상원의원은 17일 WSJ 보도와 관련해 "이런 종류의 전략적 무능은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수준으로 취약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도 같은 날 한 화상 세미나에서 "주한미군은 한국의 이익만이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보라는 미국의 이익에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美 한반도 전문가들 "재앙적 결과 낳을 수도" 우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한미군 철수·감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감축 전에 미군을 먼저 철수하는 것은 우리가 약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뿐만 아니라 지역의 불안정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USIP) 연구원은 "아직 디테일은 나오지 않았지만, 주독미군 감축도 뜬 사상(floated idea)에서 시작했었다"며 "조심스레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앙적(disastrous)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19일 미 군사전문지 밀리터리타임스에 기고한 '소탐대실'이란 제목의 글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린치핀 동맹(한미동맹)'을 뒷받침하는 것은 공동의 이익과 공유된 가치들"이라며 "미군 철수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주한미군 철수론이 연일 불거지는 것을 두고 우리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트위터에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비난해야겠지만, 대북 제재를 타파하려는 청와대의 일방적인 행동과 위험한 반미(反美) 의식, 평양에 대한 동정 등도 한몫 했다”고 했다. 국제사회 기조와 달리 남북 경협과 대화를 중시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이 한미간의 간극을 벌려 미군 철수론이 불거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