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의 한 내과의원 인공신장실에서 신장 투석 치료를 받던 만성 신부전증 환자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공신장실 감염은 다른 병원 내 감염과 달리 주 3회 투석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확진자의 접촉자가 14일 자가 격리를 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방역 당국은 음성 판정이 나온 접촉자 77명을 주 3회 응급 이송해 투석 치료를 하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13일 질병관리본부와 광명시에 따르면, 광명 수내과의원의 한 투석 치료 환자가 지난 10일 확진됐고, 의료진 10명과 환자 80명 등 90명을 전수 검사한 결과 이날까지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의료진 10명과 환자 77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환자 1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첫 환자의 가족 2명도 양성이 나왔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첫 환자가 병원 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병원 밖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른 환자들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전파가 일어났는지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이영기 대한신장학회 이사(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광명 사례 이전에도 인공신장실이 있는 병원 18곳에서 만성 신부전증 확진자가 27명 나왔다"며 "다른 병원 내 감염과 달리 접촉자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환자들의 접촉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5월 내놓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인공신장실 대응지침'은 "면역력이 저하된 투석 환자들은 밀접한 공간에서의 투석을 시행해야 하므로 감염병 확산이 용이할 수 있다"며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은 대기실을 폐쇄하고 사전예약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국내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8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