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인 사상 최초로 '10(골)-10(도움)' 클럽에 입성했다.

토트넘은 13일 열린 2019-2020시즌 아스널과의 리그 홈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동점과 역전골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밀리던 전반 19분 상대 수비 미스로 볼을 가로챈 뒤 드리블하다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왼발 로빙슛을 아스널 골문에 꽂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6분엔 왼쪽 코너킥으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벨기에)의 헤딩 골을 도우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골은 리그 기준으로 지난 2월 16일 애스턴빌라전 이후 9경기(부상 결장 3경기 포함), 도움은 7월 3일 셰필드전 이후 3경기 만이다. 이날로 손흥민의 정규시즌 골·도움은 동시에 두 자릿수가 됐다. 손흥민은 이날 EPL 사무국이 팬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결과, 60.2%의 지지를 얻어 경기 최우수선수(킹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손흥민이 13일 아스널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19분 올 시즌 리그 10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상대 진영에 있던 손흥민은 아스널 수비수의 백 패스를 가로채 골대 왼쪽으로 드리블한 다음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왼발 로빙슛으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중앙에서 되살아난 'SON'

역할을 바꾸니 골문이 보였다. 손흥민은 이날 동료인 해리 케인(27·잉글랜드) 바로 아래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필드 중앙을 누볐다. 지난달 18일 EPL이 다시 문을 연 이후 출전한 앞선 다섯 경기에서는 왼쪽 윙 포지션에 섰으나 득점 없이 도움만 2개 기록했다. 조제 모리뉴(57) 토트넘 감독의 주문에 따라 수비 가담에도 신경 쓰면서 속공과 뒷공간 돌파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13일 경기에서 이날 수비 부담을 덜어내고 적 진영에서 활발히 움직이자 장점이 살아났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의 분석에 따르면 이날 그의 볼 터치 41회 중 33회(80.5%)가 상대 진영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손흥민은 "케인과의 투톱은 항상 해오던 역할이다. 평소처럼 움직였다"며 "항상 뒤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이 그립다. 빨리 만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첫 '10-10'… 박지성도 못했던 기록

손흥민이 한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과 10도움을 모두 달성한 것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EPL을 거친 아시아 선수로도 최초다. EPL 선배인 박지성(39)은 맨유에서 2005-2006시즌 1골 7도움, 2010-2011시즌 5골 3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 EPL에서는 11골 18도움을 기록한 맨체스터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29·벨기에)에 이어 손흥민이 두 번째다. 2019-2020시즌 유럽 빅리그를 통틀어도 현재까지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리오넬 메시(33·스페인 바르셀로나·22골20도움), 제이던 산초(20·독일 도르트문트·17골16도움) 등 7명에 불과하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 또한 "손흥민은 다시 한번 주인공이 됐다. '한국의 왕'은 1골 1도움을 올렸으며, 이번 시즌 토트넘 득점(54득점) 중 37%(10골 10도움)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승점 52·14승10무11패)은 아스널(승점 50·12승14무9패)을 제치고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