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는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았다. 해리스 대사는 조문을 마친 뒤 백 장군의 부인 노인숙 여사를 만나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에는 2018년 11월 21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 장군의 백수(白壽) 행사에서 해리스 대사가 무릎을 꿇고 휠체어를 탄 백 장군을 맞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해리스 대사가 평소 백 장군에 최고의 극진한 예우를 하고 그의 업적을 기려왔음을 알리며 유족을 위로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노 여사에게 "항상 갖고 다니는 사진"이라며 "백 장군을 이렇게 떠나보내니 상임이 크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방명록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미합중국을 대신해 백 장군의 별세에 나의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는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었고, 리더, 애국자, 전사,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현재 한미동맹을 구축하는데도 일조했다.'
이날 주한미군은 트위터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백 장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고, 유엔군사령부는 트위터에 "슬프게도 백 장군에게 작별을 고한다"며 추모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애도 성명을 통해 "6·25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고,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까지 한 백 장군은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오후 5시쯤 백 장군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 장관은 취재진에게 "(백 장군은) 대한민국 발전과 현재의 막강한 군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 초석을 놓은 영웅"이라며 "큰 별이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백 장군의 군인정신과 애국심이 후배에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이순진 전 합참의장,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등도 이날 조문했다. 또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빈소를 찾았다.
여권 관계자는 "내일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백 장군의 빈소를 찾기로 했다"며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조문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조화가 놓였다. 미래통합당 정진석·태영호 의원, 무소속 홍준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보낸 조기도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