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여행사인 트립닷컴그룹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한국 관광 관련 상품 판촉에 나선다. 중국 여행사가 한국 관광 상품에 대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2017년 3월 한국 단체 관광 등을 금지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처음이다.
관광공사는 "7월 1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트립닷컴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씨트립'을 통해 국내 호텔 숙박권과 관광지 입장권 등을 할인 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모션은 트립닷컴 공동 창업자인 량젠장 회장이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수퍼보스 라이브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진행된다. 그동안 '수퍼보스 라이브쇼'는 중국 관광 상품을 소개해 왔는데, 첫 해외여행 상품으로 한국을 소개하기로 했다. 신라호텔·인터컨티넨탈 등 국내 유명 호텔 숙박권과 에버랜드·남이섬 등의 입장권을 30~50% 할인 판매한다. 3박 4일 등의 패키지 상품은 대상이 아니다. 관광공사 진종화 중국팀장은 "트립닷컴은 코로나 방역이 잘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의 여행에 관심을 갖고 있고, 국내 여행업계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로 당장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대거 오기는 어렵다. 코로나로 중국 관광객이 입국하면 14일 동안 격리를 해야 하고, 한·중 항공편 운항도 정상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어서 한한령이 풀렸다고 보기도 섣부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한한령 이후 급감했던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은 나온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사드 이후 커진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에 30일 아모레퍼시픽(9.5%)과 호텔신라(7.6%) 등 중국 관광 관련 주가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