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는 배경과 관련, “대북 전단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를 합성한 외설적인 사진이 실렸기 때문”이라는 러시아 측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4일 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의 모습.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29일(현지 시각)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지난달 31일 (전단) 살포는 북한 지도자의 부인을 향한 저급하고 모욕적인 선전전의 성격을 띠었고 포토샵까지 이용한 저열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물론이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강력한 분노를 일으킨 것”이라 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최근 탈북자 단체가 북한에 날려보낸 삐라’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유포됐다. DVD 표지에 ‘설주의 사랑’이라는 제목과 함께 리설주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있다. 본래 ‘서울의 사랑’이라는 일본어 제목이 붙어있었지만, 포토샵을 통해 이를 수정한 것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 대북 전단은 7년 전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앞서 “우리는 이렇게 급이 떨어지는 (대북 전단을) 것을 보낸 적 없다”며 “우린 꼭 전단에 ‘탈북자들의 전위대 자유북한운동연합(북한인민해방전선)’이라는 문구를 넣는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가 지칭한 전단이 이 전단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체고라 대사의 발언을 보면 그가 사실 관계를 잘못 알고 말했거나 이와 유사한 비방 내용이 들어간 또다른 대북전단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리설주는 북한 내에서 ‘최고 존엄’으로 불리는 김정은의 부인이어서 북한 지도부가 이같은 대북 전단 비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대규모 합동군사연습(훈련)도 엄중한 위협이었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최고 존엄에 대한 중상 모해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