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SK그룹의 신약 개발사인 SK바이오팜, 세계적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등 수조원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공모주 대어(大魚)'들이 잇따른 증시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권 계좌를 만드는 등 준비해 두지 않으면 자칫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SK바이오팜·빅히트 등 대어 속속

SK바이오팜은 상장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바이오·제약 사업 부문에서 분사해 그룹 지주사 SK가 지분을 100% 보유한 글로벌 신약 개발 업체다. 17일부터 18일(해외는 10일부터 18일)까지 수요 예측을 거쳐 19일 공모 가액을 확정한다. 공모 예정액은 최고 약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에선 상장 후 SK바이오팜 주가가 9만원을 넘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며, 시가총액이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엔 BTS가 소속된 빅히트가 코스피 시장 문을 두드린다. 빅히트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빅히트가 상장할 경우 기존 엔터테인먼트주 '빅3'의 판도가 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빅히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872억원, 영업이익은 987억원에 달했다. 총자산은 3630억원, 자기자본은 1735억원이다. 빅히트의 영업이익은 에스엠(404억원), JYP(435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20억원)를 합한 것보다 많다. 시장에선 빅히트가 올해 안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많다. BTS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라는 마감 시간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는 기업은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 계열사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에 나선다. 지난 11일 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술 기반 퍼블리싱 플랫폼 '엔진'과 '다음게임'이 2016년 합병해 탄생한 게임 전문 자회사다. 현재 PC게임 중에선 '배틀그라운드'와 '패스 오브 엑자일', 모바일게임 중에선 '달빛조각사'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시장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최고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모주 어떻게 투자하나

공모주 투자는 상장 후 예상되는 가격보다 보통 10~30% 정도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아파트 청약에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청약 경쟁이 치열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거나 시장이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손실을 볼 위험도 있다. 투자자들은 공모주를 청약하기 전에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한지,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이 유망한지, 공모가가 적정 수준에서 형성됐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공모주 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일 가장 확실한 방법은 최대한 많은 자금을 동원해 청약에서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것이다. 공모주 청약은 투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배정받는 주식이 많아진다. 가령 경쟁률 1000대1일 때는 1000만원을 청약 증거금(청약 증거금률 100% 가정 때)으로 넣어도 1만원어치밖에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다. 2000만원을 넣을 경우엔 2만원어치 주식을, 500만원을 넣을 경우 5000원어치를 배정받는다. 따라서 여유 자금과 더불어 가능한 한 마이너스 통장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모주 배정이 끝난 후 보통 2일에서 일주일 정도 후에는 청약 대금을 환불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할 경우 바로 빚을 갚을 수 있다.

공모주 청약 전에 꼭 해둬야 할 것 중 하나는 기업공개 주관사가 어느 곳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는 청약일 전까지 상장 주관사 등으로 구성된 인수단 회사에 계좌를 만들어놔야 한다. 계좌를 만들고 나면 통상 청약 신청 금액의 50%(청약 증거금율)를 청약 증거금으로 넣어놔야 한다. 여러 증권사가 인수단에 포함되어 있을 경우 청약 경쟁률이 증권사마다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청약 마감 마지막 날인 둘째 날 오후에 증권사별로 살펴 경쟁률이 가장 낮은 증권사에 청약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공모주를 배정받았으면 매도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공모주를 배정받으면 상장 첫날 팔아 차익 실현을 하는 투자자가 많다. 보통 상장 첫날 주가 상승 폭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목적에 따라 장기 투자를 할 수도 있다. 보통 리츠 투자자들은 배당을 목적으로 공모주 배정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식을 보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청약 절차가 어렵거나, 많은 청약 증거금을 동원하기가 부담스러울 경우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 공모주 펀드는 보통 자산의 20% 안팎을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해외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