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10일 기자들을 만나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당헌·당규에 따라 7개월 만에 물러나야 한다. 당권 경쟁자들이 이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의원까지 ‘당권·대권 분리’ 대열에 합류하자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로부터 “김 전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약 17초간 침묵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토론회 이후 기자들에게 “김 전 의원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전 의원과 만나 당대표 선거, 당대표 임기 수행 등과 관련해 담판을 지을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미 다 얘기를 했다. 똑 같은 얘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건 고역”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은 다시 “이미 다 얘기를 했지 않느냐”며 “언젠가는 (김 전 의원을) 만나겠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했다. 기자들이 언제쯤 만날 생각인지 묻자 이 의원은 “현재 계획이 없다는데 제가 그걸 어떻게 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어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기자들과 마주쳤다. 기자들이 다가가자 이 의원은 “입 속에 목캔디가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본회의에 바로 가느냐” “김 전 의원이 당권 의지를 밝혔는데 어떻게 보느냐” 등 질문이 쏟아지자 이 의원은 “뭐, 예”라고만 하며 자리를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