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西藏·시짱) 유일의 프로축구팀이 창단 3년 만에 느닷없이 해산됐다. 중국 정부의 '봉기(蜂起) 공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중국청년보 등은 티베트 축구팀인 라싸(拉薩) 청터우 구단이 자발적으로 해단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보도했다. 2017년 3월 만들어진 이 구단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었던 지난 4월까지도 훈련을 이어갔고, 다음 달 열리는 중국프로축구 2부 리그(21팀)에도 참가 신청을 한 상태여서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돈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티베트 최대 국유기업 시짱 청터우가 구단주라 자금 사정은 좋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 중앙 정부가 홍콩 시위 등 분열의 불씨가 티베트에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축구팀을 해체했다는 말이 나온다. 티베트 축구팀이 승승장구하면 이 지역 독립 운동가들의 결집 계기가 될까 봐 우려했다는 것이다. 티베트는 중국에서 독립 움직임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독립 주장 세력들은 중국 공산당이 1950년 티베트를 강점했다며 국내외서 항쟁을 벌인다.

애초 청터우 구단은 중국 정부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티베트 내의 축구 인기가 높은데도 프로팀이 없었고, 해외 망명한 티베트 소수민족들이 2000년대 초부터 '티베트 국가팀'이란 이름의 축구팀을 만들어 국제활동을 벌이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진짜 티베트 축구팀은 중국 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창단 1년 만에 프로리그로 진입하는 등 축구팀이 빠르게 성장하며 지역의 상징으로 떠오르자 중국 정부가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