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인문학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김용운 전 한양대 교수가 지난 2015년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전공인 수학은 물론 역사와 철학, 문명비평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했던 김용운(93) 전 한양대 교수가 30일 별세했다.

1927년 일본에서 태어난 김 전 교수는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미국 어번대와 캐나다 앨버타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1969년 한양대 수학과 교수로 부임해 1993년 퇴임할 때까지 후학을 양성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도 지냈다.

김 전 교수는 1983년 한국수학사학회를 창립하는 등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전공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문학까지 넘나들며 150여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다. ‘한국 수학사’, ‘중국 수학사’, 현대 일본어의 기원이 백제어라는 분석을 담은 ‘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 바람(한국), 물(중국), 불(일본)에 동아시아 3국을 비유해 한중일의 지정학적 관계를 분석한 ‘풍수화’ 등의 대표작이 있다.

이달 25일 출간된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는가’가 마지막 저서다. 최근까지 ‘김용운의 역습’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다. 유족은 아들 김호중 한양대 의대 명예교수, 김희중 한의사, 딸 김영숙 청주대 예술대 명예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6월1일 7시30분.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