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직장이 있는 회사원 박지혜 씨(32)는 요즘 점심시간에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을 자주 방문한다. 4월 말 오픈한 '카페 차(ㅊa)'에서 달달한 디저트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카페 차'는 성수동에서 '달고나 밀크티'로 소문난 디저트 카페로, 유명 개그우먼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카페 차'가 입점하면서 박 씨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백화점은 지금 '변신 중'
성수동, 망원동 등 2030 세대의 힙플레이스로 통하는 곳들에는 공통 키워드가 있다. 바로 '맛집'이다. 2030 세대의 약속은 맛집으로 시작해 카페로 끝난다. 젊은 세대에게 맛집 탐방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신상' 음식점과 카페가 모임의 중심으로 변했다. SNS나 인터넷 동영상에서 보던 곳들을 실제로 방문해 먹어보고 SNS에 후기를 남기는 일 자체가 일상이 됐다.
이런 트렌드를 타고 백화점은 이제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2030 세대의 맛집이 모여있는 힙플레이스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쇼핑하러 와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곳이 아니라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최근 본점과 아울렛 매장 등에 젊은 세대에게 인기 높은 힙플레이스 맛집과 카페를 잇달아 입점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힙플레이스 맛집-디저트 카페 줄줄이 입점
롯데백화점 본점은 최근 지하 1층 푸드코트에 성수동과 잠실 송리단길 맛집인 '소바식당', '텐동식당', '효월', '류경회관' 등을 잇달아 입점시켰다.
먼저 성수동 대표 맛집인 소바식당과 텐동식당은 두 식당의 각기 다른 매력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소바X텐동식당'의 복합매장으로 구성했다. 소바식당은 일식 냉소바를 한국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 소바 전문점이다. 소량으로 주문 생산되는 생면과 시원하고 슴슴한 맛을 낸 육수가 차별화 포인트이다. 대표 메뉴로는 단새우 냉소바(1만2000원), 우니 냉소바(1만4000원) 등이 있다.
텐동식당은 푸짐하고 직관적인 튀김 덮밥 전문점이다. 치자, 대파가루 등 시크릿 레시피로 만든 바삭한 튀김과 장어뼈와 갖은 채소들로 끓여낸 감칠맛 나는 타래소스가 인기의 비결이다. 대표 메뉴로는 이까텐동(1만2000원)과 아나고텐동(1만3000원)이 있다.
효월은 짜장면, 짬뽕으로 대표되는 흔한 중식집이 아닌, 자체 개발한 레시피로 만든 '중화 가정식' 전문 브랜드로 송리단길에서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대표 메뉴로는 동파육정식(1만2000원), 새우고추잡채정식(1만1000원), 멘보샤(4개·9000원) 등이 있다. 낮은 도수의 시그니처 주류인 '차이니즈 칵테일' '럭키붓다비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평양냉면 전문점 '평양옥'이 협업해 만든 '류경회관' 1호점도 오픈했다. '류경'은 버드나무가 장관을 이루는 경치로 유명한 평양의 다른 이름으로, 40년 한 길만 걸어온 한식 대가의 손맛으로 만들어낸 평양식 요리가 인기이다. 진한 육수로 맛을 낸 한우곰탕(1만2000원)과 순메밀 100%로 만들어 낸 들기름 메밀국수(1만2000원)가 간판 메뉴다.
지난 3월 가로수길 덮밥 맛집 '온기정'을 오픈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5월 중순 홍콩 유명 딤섬맛집 '원딤섬'에 이어 중화요리 4대 문파인 유방녕 쉐프의 '신차이'도 선보였다. 온기정은 텐동, 호르몬동 등 덮밥류로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고, 원딤섬은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홍콩 현지의 맛을 전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푸드코트를 멋진 공간으로!
아울렛에도 나들이 온 고객을 사로잡을 맛집과 카페의 입점이 한창이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은 하노이 3대 쌀국수 맛집으로 베트남 현지의 맛을 그대로 옮긴 '퍼틴'을 입점시켰고, 앙증맞은 노란 버터와 달콤한 팥앙금의 조화가 일품인 앙버터식빵과 식혜, 낑깡, 달고나캐러멜 등 16가지 다양한 맛의 네모난 수제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익선동 카페 '서울 커피'를 오는 28일(목)에 오픈할 예정이다.
또 부암동 유기농 스페셜티 커피와 셀프 세라믹 드립으로 유명한 '도이창'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에, 도심 속 작은 정원 콘셉트 인테리어로 SNS 인증샷 명소로 인기 있는 '스템커피'를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선보였다. 정선영 롯데백화점 식품바이어는 "SNS 인기 맛집과 카페는 젊은 고객들의 집객과 매출에 큰 효과가 있어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맛집을 엄선해 롯데백화점 푸드코트를 더욱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