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서 '중국기업 퇴출法' 통과시켰다

조선일보
입력 2020.05.22 03:00

美상원 만장일치, 중국 견제 가세
이미 10여곳 분식회계 의혹 조사

中기업, 홍콩증시 상장으로 대응

미국 상원이 20일(현지 시각)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외국기업보유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은 사실상 중국 기업들을 미 증시에서 쫓아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전례 없는 법안이다.

이 법은 미국에 상장된 외국 기업이 외국 정부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게 하고, 3년 연속 미 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사를 받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 주식을 거래 중지할 수 있게 했다. 법안에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고 지목된 기업, 그리고 '3년 이상 PCAOB의 감사를 회피한 기업' 224곳 중 213곳(95%)이 중국·홍콩 기업이다.

美 증시에서 문제된 中 상장사들
/조선일보
중국 기업들은 미 증시 상장 시 까다로운 검증을 받아야 하는 기업공개(IPO) 대신 기존의 미 상장사를 인수해 증시에 진출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해 왔다. 또 중국 정부는 외국 감사 기구들이 중국 기업을 들여다보는 것을 '국가 기밀 보호'를 이유로 막고 있다. 이런 관례를 법으로 끊어버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입장도 근거가 없진 않다. 뉴욕 증시 안팎의 투자 조사 업체들과 회계 감독 기구들은 중국 기업의 '사기 행각'을 수년간 고발해 왔다. 최근 대표적 사례가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린 카페 체인 루이싱 커피의 분식 회계 논란이다. 루이싱 커피는 2017년 설립된 지 18개월 만에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의 스타 기업이다. 하지만 상장 1년도 안 된 지난 3월 매출 장부 조작 비리가 밝혀지면서 시가총액이 80% 폭락한 데 이어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계열사인 동영상 플랫폼 업체 아이치이도 재무제표 조작과 사용자 숫자 부풀리기가 드러나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미 증시에는 중국 기업 150여 곳이 상장돼 있는데, 이미 10여 곳이 분식 회계 의혹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중국 기업들은 홍콩 증시로 우회상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이두 리옌훙(李彦宏) 회장도 "상장 장소로 택할 수 있는 곳은 많다"며 홍콩 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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