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회견 도중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간 국정운영 방향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만약 건의할 용기가 있다고 한다면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는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면을 의미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사면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모든 지도자가 초장에 적폐청산을 갖고 시작하는데 그게 지루해진다”며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 연장이라는 세력이 늘어나고 개혁 동력을 상실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다만 “그 판단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그분(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을 미뤄 짐작할 때 아마 못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요 여권 인사들 가운데 이·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문 의장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지만, 이른바 ‘국정 농단’ ‘국정원 특활비 수수’ 사건과 관련해선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2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