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해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광주(光州)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주먹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동참했다. 유가족과 만나서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주먹을 쥐고 이 노래를 적극적으로 부르고, 유가족들에게 직접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광주 시민들의 성난 민심도 사그러들었다는 분석이다.‘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부터 학생운동권과 시민단체들이 각종 행사 때 이른바 ‘민중의례’를 하면서 널리 불렸다. 보수 정당 대표급 인사들이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지 여부가 늘 관심사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며 유가족들과 만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된 것 아니겠냐”며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서는 거듭 죄송하고 잘못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은 “5·18은 폭동” “유공자는 괴물 집단”이라고 했었다.

주 권한대행은 이어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화운동의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이에 문홍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참배해 주고 먼저 찾아주시기 전에 영령들을 위해 사죄한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주 권한대행의 말에 박수를 친 관계자들도 있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내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

작년 황교안 전 대표도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버스에서 내려 추모탑까지 가는 데 15분이 걸렸다. 황 전 대표는 작년 5·18 민주묘역에 버스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망언·왜곡 처벌하라'는 손팻말을 든 시위대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려는 황 대표 측과 이를 막으려는 측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났다. 일부 시민은 황 대표를 향해 물을 뿌리거나 플라스틱 의자를 던졌다.

황 전 대표는 2016년 국무총리 시절,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았다. 합창 때 자리에서 일어서긴 했지만,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