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2013년 그가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나는 은근히 기대했다. 그가 교황으로서 사용할 이름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따 온다고 밝힐 때부터 어딘가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2019년 그는 ‘하느님, 다른 사람들, 공동체, 그리고 환경에 반하는 행동 또는 태만’을 ‘생태적 죄(ecological sin)’로 규정하고, 이를 천주교 교리에 포함한다고 선언했다. 다 같은 피조물 간의 연대 체계를 끊는 행위는 자연의 상호 의존성 원칙에 어긋나는 원죄다.

2015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을 엮어 발행한 '찬미받으소서'라는 책에는 이 선언의 이론적 배경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시간과 공간도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이 세상 모든 존재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자연계 자체의 상호작용과 더불어 자연계와 사회 체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만 생태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 옛날 프란치스코 성인은 일찍이 이를 '통합 생태론'이라 부르며 수학과 생물학의 언어를 초월해 우리를 인간다움의 핵심으로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촌 어느 곳도 거의 예외 없이 한데 겪고 있는 이번 팬데믹은 “자연 세계에 저지른 죄는 우리 자신과 하느님을 거슬러 저지른 죄”라는 관점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어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우리의 노력이 힘 있는 자들의 이익 추구 일변도와 사람들의 관심 부족으로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유감스러워한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끔찍한 재앙을 예견하고 통렬한 ‘생태 회개’를 주문한 것이다. ‘공동의 집’을 함께 돌보기는커녕 자꾸 허물기만 하는 인간은 회개해야 한다. 지구가 걱정스럽다는 사람들이 있다. 천만에. 지구는 살아남는다. 비록 만신창이가 될지라도. 인간이 사라질 뿐이다. 종교가 선해지면 세상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