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시민 1300명을 포함해 뉴욕주 주민 3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무작위 코로나 항체 검사에서 13.9%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23일(현지 시각)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밝혔다. 뉴욕주 인구가 195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271만명에 달하는 숫자다. 23일 기준 뉴욕주 확진자 26만3000여 명의 열 배 수준이다. 뉴욕주 중에서도 뉴욕시만 따진다면, 이 비율이 21%로 높아진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뉴욕시 인구가 850만명이므로 약 178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확진자 외에도 무증상이거나 가볍게 앓고 넘어가 항체가 생긴 '숨은 감염자들'이 뉴욕 시민 5명 중 1명, 뉴욕주 전체로는 7명 가운데 1명일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엄밀한 표본조사가 아니라 대형 식료품점에 오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감염자 숫자가 과대 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들은 바이러스에 항체를 갖고 있고 지금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며 "만약 뉴욕주 주민 중 270만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맞는다면 뉴욕의 사망률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시리스 바르보 뉴욕시 보건국장도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체가 생긴 사람들은 코로나 재감염에서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 중에서 재감염을 완전히 막는 중화항체가 생겨야 재감염이 생기지 않는데, 이번 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