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최신예 전투기 미그-29기 수 대가 전방 지역에 전진 배치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최근 북한 공군의 전반적인 항공기 활동 역시 평소의 2~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감시 활동에 투입되는 한·미의 정찰자산을 위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잇따른 '신형 4종 세트' 미사일 도발과 함께 왕성한 군사활동을 이어가자 군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주로 평양 인근에 배치돼 활동하는 북한의 미그-29기가 최근 전진 배치된 정황이 있다"며 "전방 지역의 작전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항공유 수급이 어려워 평소엔 되도록 전투기를 띄우지 않는데 최근엔 거의 매일같이 전투기를 띄운다"며 "체감상 대응 출격 횟수가 평소의 2~3배는 된 것 같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이와 같은 활동이 이른바 '대남 타격용 신형 미사일 4종 세트' 개발과 밀접히 연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평양 주변에 배치된 미그-29기가 전진 배치됐다는 것은 한·미 정찰자산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예고한 작년 말부터 부쩍 한반도 상공에 RC-135S(코브라볼) 등 특수 정찰기들을 띄워 대북 감시 활동을 펴고 있다.

전날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항공군 추격 습격기 연대' 시찰 사실을 보도하면서 미그-29기 등이 적 항공기를 격추하는 상황을 상정한 공대공 미사일 발사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한 우리 군의 '킬체인'을 무력화하기 위해 미군 정찰기나 우리 군이 새로 도입한 글로벌 호크 등의 정찰자산을 겨냥한 훈련으로 풀이됐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코로나 사태 당시 군사 활동을 멈췄다가 뒤늦게 훈련을 재개하면서 훈련의 밀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일종의 동계훈련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