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선권〈사진〉 외무상이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에 올랐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13일 보도했다. 올 1월 외무상으로 발탁된 리선권은 전날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외무상 임명에 따른 당연직 후속 인사로 평가된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었던 리선권은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후임으로 알려진 김형준도 국무위원으로 임명됐다.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이뤄진 외교 라인 개편이 4개월 시차를 두고 국무위 인사에도 반영된 것이다. 작년 부상(차관급)으로는 유일하게 국무위원에 오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번에도 주석단에 자리를 잡아 국무위원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초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지난 10일에 연다고 예고했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이틀 연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치국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최고인민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집권 이후 개최된 열두 차례 최고인민회의 중 다섯 차례 불참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번에는 김정은의 군 시찰 일정으로 정치국 회의를 연기, 최고인민회의도 잇따라 순연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김정은의 군사 행보를 강화하며 군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2019·2020년 예·결산안과 재자원화법·원격교육법·제대군생활조건보장법을 채택했다. 주로 대내·실무 안건들을 처리한 것으로 별도의 대남·대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작년 말 전원회의에선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10대 전망 목표'를 새로 세우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최용환 전략연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 확산 속에 북한이 아직 어떤 목표치를 제시하기에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