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국회의사당 이전 예정 부지를 세종시 출마 후보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병준(세종시 을) 후보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중로(세종시 갑) 후보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5일 세종 지원 유세에서 “4년 전 민주당의 선거를 맡을 당시 여기의 이해찬씨를 컷오프하고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후보자로 모셔볼까 했다”고 말했다. 김병준 후보는 이번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세종을에 출마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 국회세종의사당 예정부지에서 "김병준 후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세종시를 설계하면서 세종시를 있게 한 후보"라며 "세종시가 무슨 문제가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뭘 했는지 시민들은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바꿔야만 세종시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병준 후보는 4년 전 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김 위원장의 공천 제의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우리 아이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될 때까지 내가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해찬 컷오프’ 발언을 계기로 그와 이 대표와의 ‘32년 악연(惡緣)’도 주목받고 있다.

1988년 4월 열린 제13대 총선 관악을 선거에 출마한 김종인(왼쪽), 이해찬(맨 오른쪽) 후보.

김 위원장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3선에 도전했다. 첫 지역구 선거 도전이었다. 하지만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에게 5000여표(4%포인트) 차로 패했다. 비례대표로만 5선을 했던 김 위원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 패배로 기록됐다. 김 위원장은 이후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8년 뒤인 2016년 민주당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했다. 당시 문희상·유인태 의원 등 친노 인사들과 함께 이 대표도 공천에서 배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복당한 뒤 2018년 민주당 대표에 당선됐다.

2016년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유세에서 컷오프를 앞둔 이해찬 의원이 당시 민주당 비대위 김종인 대표의 연설을 무표정한 얼굴로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