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 시각)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들도 "마법의 총알은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돼도 10만~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 모델을 발표했다.

세계 걱정거리 된 미국… 트럼프 "세계대전 패배보다 더 많은 것 잃을 수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주(州)별 코로나 누적 확진자 그래프를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바이러스는 우리가 직면한 어떤 것보다 엄청난 국가적 도전"이라며 "우리는 세계대전에서 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잠재적으로 잃을 수 있다"고 했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000명대였지만, 지금은 2만6000여 명까지 치솟았다. 미국 실업률이 30% 이상으로 치솟고, 미국 경제 규모가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나는 모든 미국인이 앞으로 닥칠 힘든 날을 대비하기 바란다. 솔직히 생사(生死)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2주'를 강조한 것은 워싱턴대 보건분석평가연구소 등에서 4월 중순에 하루 사망자 수가 2600명 안팎으로 최고조로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브리핑에 대해 '지금껏 (브리핑 중) 가장 침울한 어조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바이러스는 우리가 직면한 어떤 것보다 엄청난 국가적 도전"이라며 "우리는 세계대전에서 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코로나로 인해) 잠재적으로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백악관 전문가들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더라도 미국에서 10만~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공개했다. 이 모델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책이 없을 때 150만~22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 모델은 하버드와 컬럼비아대, 노스이스턴대 등 미 국내외 5~6개 연구 기관이 만든 예측 모델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데버러 벅스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마법의 특효약은 없다. 오직 각자 (조심하는) 행동만이 팬데믹(대유행)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31일 미국의 누적 감염자는 18만9623명으로 중국(8만2000여명)의 두 배를 넘었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2만6000여명이 늘어 하루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4081명으로 중국(3300여명)을 추월했다. 뉴욕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자 일부 병원이 의료진에게 심폐소생술 포기를 허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