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미국 실업자 수가 대한민국 인구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0% 이상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0일(현지 시각) 미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발 경제 위기로 4700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실업자 수는 총 5280만명으로 늘어나고 실업률이 32.1%까지 치솟게 된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미겔 파리아에카스트로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역사적 기준에서 볼 때 32%란 실업률은 아주 큰 수치이지만, 지금 상황은 지난 100년간 미국 경제가 경험한 다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던 1933년 실업률은 24.9%였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 수당 신청 건수는 역대 최고치인 328만건에 달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이 수치가 265만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화상 연설에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20%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하강은 매우 가파르고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을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비금융 기업들의 막대한 부채가 코로나발 경제 위기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이 투자와 같은 생산적인 목적이 아니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기 위해 과도한 차입을 했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기업 대출이 향후 몇 달 안에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을 유발할 것"이라며 "채무 불이행을 피하는 경우에도 부채가 많은 회사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