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가학적인 성착취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이른바 ‘박사방’ 사건의 피해자 인터뷰가 24일 언론에 공개됐다. 당시 중학생이었다는 이 피해자는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컸다”며 “피해자 중엔 10살짜리도 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박사방을 통해 피해를 입은 여학생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2018년 피해 당시 중학생이었던 이 학생은 “생활비가 많이 부족해 여러 곳을 찾아보다가 채팅 어플들을, 조건 만남 그런 걸 보게 됐다”며 박사방 주범 조주빈(25)씨와 접촉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른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조주빈(25)씨

피해자는 “어떤 분이 ‘스폰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월 400만원 정도 준다고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며 쪽지를 보내왔다”며 “얘기를 좀 나누다가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로 이동을 하자고 그러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보내줄 테니 계좌를 알려달라고 해 보냈더니 주식 사진이랑 돈 입금 예정 사진을 보내주면서 ‘이 주식을 빼는 데 5일이 걸리고 일단 이 사진을 보내줬으니 믿고 나를 기다려 달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선물 등을 보낸 것을 빌미로 점점 더 수위가 높은 행동을 피해자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자기가 폰 선물을 해 줄 테니까 주소랑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무심코 알려줬다”면서 “처음에는 몸 사진만 요구하다가 몇 시간 뒤에 얼굴까지 있는 걸 보내면 안 되냐고 물어봤다. ‘돈 받고 나서 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강압적인 말투로 ‘내가 선물까지 사줬는데 그런 것도 못 해주냐’고 해 그냥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엽기적인 플레이, 교복을 입어달라. 교복을 입은 다음 스타킹을 입은 다음 찢어달라. 학용품 같은 것을 사용해 달라. 이런 얘기를 게속하더라고요”라고 했다. 진행자가 “학용품을 사용해서 성행위를 해 달라?”며 놀라서 묻자 피해자는 “네”라며 “처음 영상을 찍자마자 도저히 안 되겠다고 너무 아프다고 보내자 한 10분 뒤에 답장이 왔다”고 했다. 피해자는 “(조주빈이) 그래도 하라고(해) 또 찍어 보내니까 이번에는 또 끝까지 OOOO하고 빼라 이랬다”며 “아직도 너무 고통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피해자는 조씨에게 40여개 영상을 넘긴 것 같다고 했다. 범행 수법은 그 동안 보도된대로다. “이미 제 얼굴이랑, 목소리, 제 개인 정보가 이 사람한테 이미 다 있어 여기서 그만둔다고 하면 그 사람이 이 정보 가지고 협박을 할까봐(시키는 대로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체가 상처받은 것보다 마음 상처가 되게 커,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다. 조울증도 생기고 우울증도 생기고 한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가고 스토킹 당하는 기분이 들어 밖에 나갈 때도. 여름에도 완전 꽁꽁 싸매고 풀무장하고 (다녔다)”고 했다.

그 동안 공개된 것보다 피해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피해를 당한 여성이 경찰 파악으로는 74명, 그중에 미성년자가 16명이라고 한다”는 질문에 피해자는 “스폰 알바 구한다는 채팅이 엄청 많이 올라오는데 과연 74명일까, 엄청 많을 것이다”라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10살짜리 애한테 한 행동인데 몸 사진을 보내주면 기프티콘을 5만 원짜리 주겠다는 것”고 했다.

조씨가 한 봉사단체에서 바둑을 두며 단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피해자는 조주빈 사건이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을 두고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것을 당부하면서, 다시 한번 박사방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피해 학생은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이렇게 미성년자 포르노를 다 공개해버리고 협박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고 하는 게 정말 화가 나고 미칠 것 같다”고 했다.

또 “제가 고통 속에 살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사람도 못 만나고 하는 시기에 그 사람들은 영상을 또 그런 방에 올리면서 자기 성욕구를 채운다는 그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제가 도구였다'는 그런 생각에 너무 끔찍하다”면서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서야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수면 위로 올라온 게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며 “그런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시면 진짜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