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못믿는 '후베이성 확진 4일째 0명'

입력 2020.03.23 03:00

완치 후 재감염 의심되는 가족 병원마다 검사 거부했단 글 확산
'확진자 발생' 공고문 띄운 마을도

우한, 논란 커지자 해명자료 내 "무증상 감염자라 포함 안 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4일째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추가 감염자 0'이라는 통계를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중국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후베이성은 코로나 환자가 처음 나와 중국에서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이다.

22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나의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후베이성 우한(武漢) '주류 매체 기자'가 쓴 것으로 알려진 이 글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던 우한의 한 가족이 20시간 넘게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못한 과정을 목격한 내용이다.

글에 따르면 이 가족은 아버지·어머니·딸 등 3명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코로나에 걸렸지만 완치 판정을 받았고, 의심 환자로 분류된 딸도 임시 병원에 격리됐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퇴원 2~3일째인 지난 19일 오전 2시 어머니가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이 살던 우한시 우창(武昌)구의 지정 병원들은 이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저자는 "병원들이 신규 확진자가 늘어 통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한 것 같다"고 했다. 19일 오전 3시 후베이성 인민병원 동부병원에 도착했지만 '지정 병원'이 아니어서 바이러스 검사는 받지 못하고 CT(컴퓨터 단층) 촬영만 한 채 오후 3시 집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이미 13시간을 기다리면서 세 사람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고 했다.

결국 병원장에게 사적으로 연락한 끝에 후베이성 인민병원 동부병원으로 다시 갔지만 이번에는 병원 입구에서 구청 공무원이 "다른 구(區) 환자는 올 수 없다"며 이들을 막아 세웠다. 다시 병원 측과 협의한 끝에 병원에 들어갔고, 발열 증상이 있는 어머니만 입원했다. 아버지와 딸이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것은 처음 병원에 도착한 지 20시간이 지난 오후 11시였다고 한다. 저자는 "(완치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간 코로나 환자는 다시 증세가 나타나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내버려둘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후베이성에서는 통계 발표를 시작한 1월 10일부터 두 달여간 6만7800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3144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는 2월 29일 570명에서 다음 날 196명으로 줄었고, 현재는 지난 18일부터 4일째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한 등 후베이 지역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장(戰場)이라고 강조해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후베이 신규 확진자가 안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에는 "19일 우한시 리쉐이캉청 마을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주민위원회 공고문이 올라왔다. 19일 우한에서 신규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된 날이다. 이 외에도 지난 18일 우한의 한 병원에서 환자가 100여 명 나왔지만 보고가 안 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우한시 정부는 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 통계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병원에서 확진자가 100명 나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된 환자가 없다"고 했다.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병원들의 거부로 검사와 입원을 하는 데 애를 먹었던 가족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면서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점은 인정했다. 마을 주민위원회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공고한 리쉐이캉청 사례에 대해서는 "무증상 감염자이기 때문에 신규 환자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증상이 없는 사람은 신규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 "당국의 통계를 믿을 수 있는 것이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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