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30㎡ 회의장에 의사들 모아놓고 "마스크 벗고 합시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23 03:00

[코로나 팬데믹]
20일 중앙사고수습본 자문회의 "靑의 착용 불필요 지침 탓인 듯"

"마스크 벗고 하시죠. 증상 있으신 분은 하시든지…."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문단 회의에서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참석한 자문 위원 6명에게 회의 시작 전 수차례 "마스크를 벗고 회의하자"고 권유했다. 4명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결국 벗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마스크를 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30㎡ 정도의 회의실에서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복지부는 지난 13일 김강립 차관 주재로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병원장 등 23명과 회의할 때도 의사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지만, 김 차관 등 복지부 공무원 8명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당시 참석자 중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이 닷새 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 차관과 당시 회의 참석자 전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복지부 장관이 외부 자문단과 회의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사실 마스크가 있으면 쓰는 게 좋지만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이라 증세가 없으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지난 9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면 마스크를 쓰고, 청와대 내 회의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방역 현장과 밀접한 민간 전문가들을 모아서 회의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한 것은 의학적 권고보다 (청와대의 지침 등) 정치적인 고려를 앞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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