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가 괴담 유포자로 처벌받은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에 대한 징계가 취소됐다. 리원량은 지난 1월 말 우한 코로나에 감염돼 치료 중 지난달 7일 3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우한 코로나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 환자를 돌보다 우한 코로나에 걸려 투병하던 그는 지난달 사망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는 전날 42일만에 리원량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CMP에 따르면 감찰위는 "당시 공안(중국 경찰) 파출소에서 불규칙한 법 집행에 따른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한시 공안국은 리원량에게 내려진 견책을 철회하고, 해당 파출소 부소장과 경관에게 각각 벌점·경고 조치를 내렸다. 중국 우한시 공안국은 유족에게 사과했다.

감찰위는 그러나 당시 공안의 조치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리원량의 죽음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감찰위는 보고서에서 "리원량이 정보를 유포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힐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그가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채 정보를 퍼뜨렸고, 실제로 그의 말은 사실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감찰위 조사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반(反)체제 영웅’으로 묘사해 정부와 당을 공격하려는 적대 세력이 있다"며 "그는 반체제 인사가 아닌 공산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하급 경찰의 잘못으로 돌려 희생양을 삼았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

SCMP는 감찰위 조사 결과에 대한 네티즌의 냉소적인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리원량의 웨이보 계정에 "조사단원들은 선생님과 천국에서 술 한잔 해야할 텐데 전부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19일 하루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 39명이 전부 해외에서 입국한 역유입 환자들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내 감염 환자는 이틀 연속 0명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 코로나 종식 선언을 위해 후베이성과 우한 통계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