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여파로 중국의 1~2월 생산·소비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은 주춤해졌지만 실물 경제 분야에서의 '2차 충격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출입의 30%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2월 산업 생산 증가율이 전년 대비 13.5% 하락했다고 16일 발표했다. 1990년 중국이 월간 산업 생산 증가율 통계를 발표한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산업생산 증가율 전망치 평균(-3%)을 훨씬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다. 중국 산업 생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에도 3.8% 증가할 정도로 탄탄한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소비 분야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0.5% 감소했다. 춘제(중국 설) 특수가 사라진 데다 중국 정부가 방역을 위해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면서 소매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외식 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43.1% 감소해 거의 반 토막 났고, 자동차(-37%), 의류(-30.9%), 가전(-30%) 등 주요 상품 판매가 모두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 쇼핑 부문은 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성융(毛盛勇)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6일 기자회견에서 1분기(1~3월)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염병이 충격을 가한 건 사실이지만 단기적이고 외부적인 영향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더라도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해 중국산(産)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경우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