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자 독일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16일(현지시각) 오전부터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의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15일 회의를 열고 사실상 국경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일간 빌트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오가는 통근자들과 물자는 국경을 통과할 수 있다.

독일은 이날 오전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측과 전화 통화로 이 문제를 협의했다. 회의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州) 총리,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1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필하모니홀에서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니의 무관중 연주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독일에서는 각종 공연이 취소되면서 무관중 공연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독일은 덴마크 국경에 대해서도 폐쇄하기로 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덴마크 정부가 지난 13일 이미 독일 국경으로부터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독일 측에서도 같은 조처를 한 셈이다.

앞서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 체코도 먼저 독일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이들 국가와도 물자 이동은 여전히 가능하다.

사실상 독일 인접국의 국경이 모두 물자 이동과 최소한의 인력 이동을 제외하고 폐쇄된 셈이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고 인접국에서 독일로 넘어와 사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처를 내렸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까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유럽연합(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15일 기준 코로나19로 인해 9명이 숨졌고, 458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원칙을 뒤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