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방항공이 한국인 비정규직 승무원 73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지만, 일본이나 이탈리아 등 국적의 비정규직 승무원들은 스스로 퇴사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재계약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중국동방항공은 12일 자로 정규직 전환 예정이었던 한국인 비정규직 승무원들에게 "항공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았다"며 "11일 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했다. 동방항공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정규직·비정규직 합해 총 200여명 근무 중이다.
한국인 승무원들은 "일본이나 이탈리아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 항공 노선이 다수 축소·중단됐는데, 유독 한국에 대해 차별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국인 승무원들에게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신체검사 일정과 유니폼 신청 안내문을 공지해 승무원들은 당연히 정규직 전환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중국 거류증 갱신을 위해 한국인 비정규직 승무원 73명과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근무 기간을 '2020년 3월 12일부터 퇴직 시까지'로 명시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동방항공 관계자는 "국가별로 계약 조건이 모두 다르고, 일본의 경우 1년마다 재계약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인 승무원들을 해고한 게 아니라 계약이 만료된 것이며, 퇴직금과 2개월분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