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후보, 2014년 게임 LoL 대신하게 해 상위 등급으로 올라갔다는 논란
프로게이머 출신 與 황희두 "상상 초월하는 문제…대리 시험 걸린 격" 비판
류 후보, 6년 만에 다시 입장문 내고 "반성한다"
황희두, 유튜브서 조국 옹호하다 與 합류… 조국 사태 때 "조국 딸 어른스럽다"
정의당이 4·15 총선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류호정(28) 후보가 과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지인들에게 대신하게 하는 방법으로 게임 등급을 올렸다는 논란이 10일 제기됐다. 류 후보는 이화여대 재학 중 게임동아리 회장을 하다가 2014년 이 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사과문을 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28)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이 일을 다시 문제 삼아 "류 후보가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올 수 있는 인물인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류 후보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런데 류 후보 '대리 게임' 논란을 비판한 황 선대위원장은 작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그를 적극 옹호했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대학 인턴증명서 위조, 대리 시험 의혹 등으로 기소됐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류 후보는 지난 2014년 LoL 대회에 나가면서 자신의 아이디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 게임 내 등급을 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화여대 게임 동아리 '클래스 이화(Klass Ewha)' 홈페이지와 게임 커뮤니티 인벤에 사과문을 올렸다. 류 후보는 당시 "개인적인 사건으로 동아리 전체, 여성 게임 유저들에게 피해가 됐다"며 "경각심 없이 주변인들에게 게임 아이디를 공유해줬고, 결과적으로 전 시즌 골드1이었던 제가 실력에 맞지 않게 다이아5티어로 올라오게 됐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골드1에서 다이아5 티어 등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이례적인 사례였다고 한다.
이 일은 정의당이 지난 6일 발표한 비례대표 경선 결과 류 후보가 1번으로 공천을 받으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민주당 황희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 후보의 'LoL 대리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쉽게 비유하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류 후보가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굉장히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서 비례 1번으로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류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당시 일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류 후보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게임 동아리 '클래스 이화(Klass Ewha)' 회장을 지냈고, 전국 e스포츠 대학 연합회 '에카(ECCA)' 총무를 했다. 아프리카TV와 트위치 등에서 게임을 콘텐츠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국내 대형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서 2018년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가 노조 출범 2주 전 퇴사했다. 이후 IT업체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화섬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일했다.
류 후보를 비판한 황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임명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총선기획단 위원, 공천관리위원, 중앙선대위 디지털대변인 등을 맡았다. 민주당에 들어오기 전에는 진보 성향 유튜버로 유명했다. 작년 '조국 사태' 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옹호하는 콘텐츠를 다수 올렸다.
황 위원장은 작년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리미 황희두'에 올린 글에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 "서울대에서 정식으로 인턴 활동을 하고 증명서를 받았다"고 밝힌 것을 인용하며 조 전 장관을 옹호했다. 그는 "딸이 오늘 오전 조국 장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직접 인터뷰를 했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하지만 어머니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참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도 썼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장관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조 전 장관이 위조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