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에서 준공된 지 7년 된 7층짜리 비즈니스호텔이 2초 만에 붕괴했다. 호텔에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2주간 격리 조치를 받던 시민 등 80명이 있었다. 이 사고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23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 중국이 외양적으로는 커졌지만 안전 문제 같은 기본에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고라는 지적이 중국 내에서도 나온다. 이번 사고는 7일 오후 7시 15분 일어났다.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 신자(欣佳)호텔 건물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무릎을 꿇듯 앞쪽으로 기울어지며 내려앉았다. 건물이 무너지는 데는 2초가 걸렸다.
취안저우시는 이 호텔을 신종 코로나 중점 격리 장소로 운영해 왔다. 사고 당시 호텔에는 신종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다녀온 시민 58명이 있었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정부 지시에 따라 14일간 격리 중이었다. 호텔 종업원 16명과 건물 상가 입주자 6명도 있었다.
구조대는 80명 중 자력으로 탈출한 9명을 제외한 71명에 대해 밤샘 구조 작업을 벌여 38명을 구조했다. 10명은 사망했고, 생사 여부가 확인 안 된 23명을 찾고 있다. 지금까지 푸젠성에서 신종 코로나로 숨진 사람은 1명뿐인데 훨씬 많은 사람이 격리 도중 건물에 깔려 숨진 셈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무너진 건물은 2013년 준공됐다. 1층은 자동차 정비소, 전시장, 수퍼마켓으로 쓰였다. 건물주 양모(65)씨는 2018년 비어 있던 2~6층을 호텔(66실)로 개조해 그해 6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하룻밤 숙박비가 150위안(약 2만6000원)부터 시작하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었다.
중국 매체들은 무리한 내부 공사를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건물에 세들어 살았던 사람은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 인터뷰에서 "호텔 공사 도중 당국이 공사를 중단시킨 적이 있지만 얼마 지나자 공사가 재개됐다"며 "안전 우려 때문에 이사 나왔다"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사고 직전에도 건물 1층에서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장 근로자들이 기둥 한 곳에 변형이 생긴 것을 발견해 건물주 양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3~4분 후 건물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취안저우시 당국은 "건물 붕괴가 개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 "지진도 아니고 7년 전 지은 건물이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열차 관제 시스템 고장으로 43명이 사망한 2011년 원저우 고속철 사고와 비교하며 "중국이 겉모습은 발전했지만 기본은 아직 멀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호텔 한 곳만 이렇겠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하려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악재(惡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