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주주의가 중국 권위주의 보다 우한 코로나 대응에 앞서"
발빠른 출입국 통제와 자유로운 정보 공유로 지역사회 확산 차단
대만은 우한 코로나(코로나19)의 발병지이자 최대 확산국인 중국 바로 옆에 있지만 지역사회 전파를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한 외신은 대만이 우한 코로나 대응의 ‘모범 국가’가 된 비결로, 정부가 발빠르게 국내로의 출입국을 통제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 막힘 없는 정보 공유로 정확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한 것을 꼽았다.
3일(현지 시각) 아시아태평양 국제정세 전문매체인 디플로맷(The Diplomat)은 우한 코로나가 확산된 아시아 지역에서 대만은 성공적으로 확산을 막으며 이웃 국가들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4일 오전까지 대만 내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42명, 1명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인 중국(8만 270명 확진·2981명 사망), 한국(5328·32), 일본(990·13)에 비해 확산 정도가 현저히 낮다.
우한 코로나가 공중보건 심각한 위협이 됐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후 대만 정부 역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지난달 6일부터 대만 정부는 우한 코로나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포함해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을 방문했던 자국민들을 자가격리시켰다. 또 국제 크루즈선의 일시적인 국내 기항도 전면 금지했다.
지난달 7일부터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를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했고, 지난달 10일부터는 중국을 경유해 입국한 모든 외국인에게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11일에는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국제선 승객들에게 건강설문지를 작성하고 서명하게 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강화했다.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서 우한 코로나가 확산되자 이 건강설문지에는 14일내 이들 국가를 여행한 적 있는지, 관련 증상을 경험했는지 묻는 조항이 추가됐다.
항공기 운항도 통제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1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중국의 5개 국제공항(베이징, 상하이 푸동, 상하이 홍차오, 샤먼 가오치, 천구 솽류)을 제외하고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디플로맷은 이 조치 후 중국과 대만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 횟수가 88%, 승객 수는 92% 줄었다고 전했다. 또 대만 정부의 공식 통계를 인용해 앞의 5개 국제공항의 승객 수가 중국 설연휴 전에는 하루 평균 1만 2000여명이었다가, 지난달 18일 이후로는 500여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이날 대만 언론 타이완뉴스는 대만 최대 항공사인 중화항공이 우한 코로나 사태로 지난달부터 다음달까지 항공편 6500편을 줄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한달간 이미 전체 항공편 중 23%인 1400여편이 취소됐고, 이달과 다음달 예정된 항공편 역시 전체 40%가 넘는 5100여편이 취소됐다.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된 후 이달부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행도 추가로 취소됐다.
한편 지난 27일 디플로맷은 중국과 대만 사회를 비교하면서 "공중보건 인프라 외에도 자유로운 정보 공유가 보장되는 대만의 민주주의 체제가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보다 우한 코로나 대응 능력에 앞선다"며 "자유로운 정보 공유가 우한 코로나 사태의 최고의 대응책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중국 내 우한 코로나 집단감염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으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결국 이 병으로 죽은 의사 리원량이나,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 목적으로 추방당한 워싱턴포스트(WSJ) 기자들을 사례로 들며 "발병지인 중국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문제 있는 정책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반면 대만은 지난 1월부터 중앙유행병지휘센터(CECC)를 설립해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 코로나 관련 정책과 정보를 발표하고 잘못된 정보를 명확히 바로잡고 있다. 대만 정부는 대만 사회에 우한 코로나 확산이 억제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허위정보에 우려해, 국립 팩트체크센터를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관련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또 민간단체가 나서서 팩트체크 기관들을 설립해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고, 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대만 전역의 편의점과 약국에 비치된 마스크 수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도를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