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가 학생을 위해 비축한 마스크 580만개를, 정부가 걷어 시중에 공급하겠다고 1일 밝혔다.
수도권의 초·중·고교는 지난 29일(토요일) '마스크를 500장 이상 보유한 학교는 돌봄교실용만 남기고 나머지 마스크를 모두 제출하라'는 교육청 긴급 공지를 받았다. 서울 소재 학교들은 '오후 7시까지 당직자에게 인계하라'는 지시를 오후 6시에 받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가짜 문자로 여겼는데 알아보니 총리 지시 사항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마스크 수거 방법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학교를 방문해 걷어가겠다'고 했다가, '교육청에 가져다 놓으라'고 지시가 바뀌어 혼선을 빚었다. 일부 지역에선 교육청 장학사가 학교를 직접 돌며 마스크를 걷어갔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정부가 일제강점기 쌀 수탈하듯 예고도 없이 주말에 학교 마스크를 싹쓸이해갔다"고 했다.
이에 대한 정부 공식 입장은 하루가 지난 1일에야 나왔다.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 계획에 따라 수도권을 시작으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에서 마스크를 걷어 시중에 풀겠다"고 밝혔다. 전국 학교에 비축된 마스크 1270만개 중 580만개를 수거해 국민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하다"며 "개학 전까지 마스크 재비축을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선 "마스크를 개학 전 돌려받긴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마스크 수급이 어렵다고 정부가 아이들 마스크를 걷어 돌려막기를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