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방역' 훼방하면 징역 5년도 가능... 코로나 관련 불법행위 어떻게 처벌받나

입력 2020.02.29 13:23

역학조사 거부·은폐 징역 2년... 방역 방해로 이어지면 징역 5년
자가격리 지침 위반 벌금 300만원... 개정법 시행되면 징역형도
"추가 감염, 직장 폐쇄로 이어지면 상해죄, 업무방해죄도 가능"
檢, "정부 방역정책에 적극 방해 초래하면 구속 수사"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교주 이만희 총회장이 고발되는 등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인력과 시설 부족에 시달리는 당국 업무를 방해하는 심각한 불법행위는 구속 수사는 물론이고 실형 처벌도 가능하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27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만희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27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만희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박승대)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7일 이 총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전피연은 신천지 측이 위장교회와 비밀센터 429곳, 입교대기자(교육생) 7만여명과 중요 인사들 명단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직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 측은 고발 이후에야 교육생 6만5127명의 명단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출했다. 사후 제출 배경으로는 "정식 성도(신자)가 아니어서 임의 제공할 수 없었다"며 "보건당국이 법적 책임을 진다는 조건 아래 명단을 요청해 이에 응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도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고발하기로 했다. 교인 명단에 타지역 거주자, 교육생 등 1983명이 누락된 명단을 제출해 방역 대책에 혼선을 빚게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대구 신천지 교회를 다녀왔다는 거짓말로 코로나 검사를 받은 20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A(28)씨를 구속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버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 봤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찰은 자가격리 행동지침을 어기고 외부 활동을 한 확진자들에 대해 수사 중이다. 구청 공무원 B씨는 자가격리 중 민원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주민센터를 방문했고, 개인병원 간호사 C씨는 자가격리 대상임을 숨기고 병원에 정상 출근하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감염병예방법은 질병관리본부, 지자체 등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회피 △거짓 진술이나 허위자료 제출 △고의적인 사실 누락·은폐 행위를 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방역관의 통행 제한 등 현장조치에 불응하거나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수집된 정보를 부정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환자가 적극적으로 거짓 진술을 해 방역당국의 조치를 방해한 경우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A씨 같은 사례다. 형법상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역학조사나 일반적인 방역조치 외에 개별 감염병환자 등에 대한 강제처분을 위반한 경우에도 처벌대상이 된다. 복지부, 지자체는 감염병 전파 의심 장소에 대한 조사·진찰을 명할 수 있고, 조사거부자에 대한 격리조치와 감염자에 대한 치료·입원을 강제할 수 있다. 환자가 이를 무시하고 따르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B씨나 C씨 같은 경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격리지침을 무시한 행위가 추가 감염자 발생이나 직장 폐쇄 등으로 이어질 경우 각각 과실치사상 등 상해죄나,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가격리 지침 위반자의 법정형은 현행 3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다.

역학조사가 아니라도 의료기관에 감염병 관련 진료이력 등을 사실과 달리 감추는 행위, 숙박업소 등 다중이용 시설 관리·운영자가 소독 의무를 소홀히 하는 행위 등의 경우도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그 밖에 감염병 관련 업무 종사자가 환자 신상정보 등 업무상 비밀을 누설한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대검찰청/조선DB
대검찰청/조선DB
대검찰청은 27일 전국 검찰청에 시달한 '코로나19 관련 사건 엄단 지시 및 사건처리 기준 등 전파' 공문을 통해 △행정기관의 역학조사 거부 또는 방해 등 방역당국에 대한 의도적·조직적 비협조 행위 △마스크 유통교란 사범 및 사기 등 보건용품 관련 범행 △허위사실 유포 △환자정보 유출 등에 대한 엄정 대처를 주문했다.

검찰은 역학조사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가 포착될 경우 원칙적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하고, 위반행위가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지는 등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적극적 방해에 해당하면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매점매석 등 유통교란 사범도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기존 사건처리 기준보다 무겁게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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