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CCTV 앵커가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다른 나라에 사과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집중 비난을 받고 글을 삭제했다.
25일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에 따르면 CCTV 앵커인 추멍황(52)은 지난 20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이 온화하고 겸손한 목소리로 주눅들지도 거들먹거리지도 않으면서 마스크를 쓴 채 세계를 향해 허리 숙여 절을 하고 '미안합니다. 폐를 끼쳤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우한 코로나 확산에 대해 국제 사회에 먼저 사과하는 것이 어떻냐는 뜻으로 해석됐다. 작년 연말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코로나는 중국 이외 20여국에서 2000명 넘는 감염자를 냈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추씨의 소셜미디어 댓글창을 맹폭했다. "바이러스는 천재(天災)인데 중국이 왜 사과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또 "공적인 인물인 CCTV 앵커가 외국에 중국을 공격할 명분을 주는 것"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중국 지도부와 관영 매체가 연일 "중국이 누구도 하지 못한 과감한 조치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고 자화자찬하는 상황에서 "왜 엇박자를 내느냐"는 취지다.
현재 추씨의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26일에도 추씨가 과거에 올린 글에 수백 개의 댓글을 달아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페스트는 유럽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번졌고,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은 미국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전파됐다"며 "그들한테도 세계에 사과하라고 요구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