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치보다가… 코로나 위험국 돼가는 한국

입력 2020.02.22 03:30

[우한 코로나 확산]
대만, 1급 여행경보 지역 지정
투르크메니스탄, 한국인 입국 격리
키리바시, 건강상태 나쁘면 추방
해외 기업들은 한국 출장 제한

'한국 경계'에 나선 나라들
국내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한국을 위험 국가로 분류해 경계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 향후 상황에 따라 세계 각국의 한국에 대한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미적거리다 결국엔 우리 국민이 다른 나라에서 입국 제한을 당하는 사태를 맞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만 질병관리서는 20일 한국을 일본, 태국과 함께 1급 전염병 여행 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전체 3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인 1급은 여행 시 현지 예방 수칙을 따르도록 권고하는 단계다. 대만은 지난 11일 중국·홍콩·마카오에 대해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3급 지역, 싱가포르에 대해 여행 시 유의를 권고하는 2급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국가들에 비해서는 등급이 낮지만 한국이 일단 여행 경보 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상황에 따라 단계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으로 한국과 기업체 교류 등이 활발한 카자흐스탄은 20일 한국을 싱가포르·일본·태국 등과 함께 '우한 코로나 확진자 다발 국가'로 분류하고, 이 나라들에서 입국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24일간 '의학적 관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4일 중 14일은 집이나 호텔 등에 머물면서 매일 의료진의 방문 검진을 받아야 하고, 이후 10일은 전화로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도 자국에 입국하는 한국 교민, 출장자, 상사 주재원 등에 대해 증세가 없더라도 입국하는 즉시 무조건 병원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남태평양 소국 키리바시는 지난 18일부터 한국을 '현지 전염 진행 국가'로 분류하고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최근 14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 입국자에 대해선 격리를 하거나 건강 상태에 따라 추방까지 가능하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도 18일부터 한국 등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14일간 격리 조치를 하기로 했다.

미국은 한국 여행 제한 조치 등을 하지는 않았지만 20일(현지 시각) "크루즈선을 이용해 동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여행하려는 국민들은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권고를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같은 날 일본에 대해 1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1단계는 여행을 갈 경우 기초적인 예방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을 대상으로 여행 금지 권고에 해당하는 4단계 여행 경보를 내렸고, 지난주에는 홍콩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미국이 중국 본토 외에 여행 경보를 내린 곳은 홍콩과 일본뿐이다. 국내 우한 코로나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경우 미국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도 발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1일 한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6국을 '명백한 우한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국'으로 지정했다.

외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한국인들은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오는 3월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 영상의학회 콘그레스 주최 측은 논문 발표가 예정된 국내 교수들에게 최근 이메일을 보내 '빈에 와서 발표하는 대신 논문 발표 동영상을 보내주면 해당 시간에 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국제 학회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우한 코로나 감염과 관련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 본사를 둔 상당수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한국 출장을 제한하고 있다. 미 CNN은 이날 '한국에서 바이러스 확진자 150명 돌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 뉴스를 홈페이지 메인뉴스로 걸었다. 영국 BBC도 한국 상황을 톱뉴스로 전했다.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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