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서 20일 우한 폐렴(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자가 보건소, 종합병원 등 선별진료소 3곳에서 진단검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과 확진자 접촉 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종로구 부암동 거주자인 75세 확진자를 진료했던 종로구 직선동의 한 이비인후과 김모(55)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환자가 지난 6일 처음 왔을 때부터 코로나19가 의심돼 선별진료소로 보냈지만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일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내원했던 병원에 휴원 안내문이 붙어있다.

의심환자가 선별진료 대상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기존 확진환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거나 중국 등 위험지역 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 김 원장은 "환자가 종로구보건소와 서울대병원 등을 방문했지만 선별진료 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며 "지난 6일 이 병원에 처음 내원했을 때부터 의심 판정을 받은 18일까지 12일간 진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환자는 지난 6일 이후 8일과 11일, 15일, 17일 총 5차례 이 병원을 방문했다. 김 원장은 "(환자가) 원래 다니던 내과를 갔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서 우리 병원에 온 것 같다"며 "이 환자가 처음 찾았을 때부터 고열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있었고 가래에는 피도 섞여 나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김 원장은 환자가 마지막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은 것은 지난 17일로 당시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CT(검퓨터 단층 촬영) 촬영본을 가져와, 선별진료소 방문을 다시 권했다. 김 원장은 "당시 환자가 가지고온 CT 촬영본을 확인한 결과 비정형성 폐렴 소견이 있어 한번 더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라고 했다"면서 "검사를 못 받는 상황에서 환자가 직접 검사를 받은 식"이라고 했다.

종로구보건소는 전날 오전 해당 병원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 김 원장이 해당 환자의 확진 소식을 들은 것은 그날 오후 11시쯤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 병원 진료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질의를 했고 (협회에서) 회의 중"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시민의 건강에 직접 타격이 가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휴원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종로구에서 새 확진자가 나오면서 종로구 확진자 수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서울 지역 누적 확진자는 14명이고, 그중 종로구가 제일 많다. 이 이비인후과와 380m 떨어진 곳에 있는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한빛어린이집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휴원한다. 어린이집 원아 중 2명이 해당 환자와 비슷한 시간대에 이비인후과를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