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은 20일 우한 폐렴(코로나19)을 총 37명의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퍼뜨린 것으로 추정돼 왔던 31번 환자가 실제로는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나온 신천지 교인들의 발병 날짜를 분석해 봤을 때, ‘수퍼 전파자’가 31번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전체 신천지 교인의 발병일에 따른 유행 곡선을 그려보면 7~9일에 일부에서 발병이 있었고, 15~17일에 굉장히 큰 폭으로 발병이 일어났다"며 "그런 상황을 봤을 때, 7일 또는 10일 발병을 추정하고 있는 31번 환자는 유행 초반의 환자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가 더 있고, 이들이 어디선가 공동으로 (우한 폐렴에) 노출됐다고 본다"며 "9일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증폭이나 2차 감염이 일어났다는 가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은 "31번 환자가 주도적인 감염원인지, 혹은 이 환자도 누군가에게 전염된 건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 방역 당국의 판단은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또 이날 방역 당국은 신천지 교인 확진자인 53번 환자(여·38)가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확인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53번 환자는 지난 9일 일본에서 입국했고,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니는 분이 맞는다"며 "일본과 신천지 교회, 이 두 감염 경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31번 환자는 영남 지역 첫 확진자로, 지난 7일부터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중인 9일과 16일 대구 남구 대명동의 신천지 대구교회를 찾았다. 그러다 신천지 교인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퍼 전파자’로 의심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