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대구를 중심으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불특정 감염(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전국의 기업과 병원 등에서 선제적 폐쇄와 방역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천 사업장에 있는 교육장(SK하이닉스 유니버시티·SKHU)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했다. 지난주 입사한 반도체 기기 정비사(메인터넌스 직군) 신입 직원 287명 중 한 사람이 대구 지역 확진자와 접촉해 이날 오전 대구 보건 당국으로부터 자가 격리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나머지 신입 사원들은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도록 했다"며 "신입 사원들은 교육동에서 교육을 받고 있어 공장에는 출입하지 않아 공장 가동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신입 사원은 지난 15일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식사한 뒤 한 확진자의 자택에서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번 확진자와 접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다른 SK하이닉스 신입 사원 한 명은 감기 기운으로 사내 병원을 찾았으나 폐렴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우한 코로나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 직원들이 발열 증세만 보여도 선제적으로 우한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사내 병원을 선제적으로 일시 폐쇄하고 방역 조치했다.

이날 부산 지역에선 병원들이 선제적으로 응급실을 폐쇄했다. 부산 해운대 백병원은 19일 응급실에 방문한 40대 여성이 우한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자 응급실을 임시 폐쇄하고 해당 환자의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이날 밤 이 여성이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병원 응급실은 다시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부산 개금 백병원도 응급실을 찾은 70대 환자가 우한 코로나로 의심돼 응급실을 폐쇄했다.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도 이날 오후 6시 20분부터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병원 측은 "여행력을 알 수 없는 50대 중국인 여성이 이날 오후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와 우한 코로나 진단 검사가 나올 때까지 응급실을 폐쇄했다"며 "음성으로 확인돼 다시 문을 열었다"고 했다. 서울 시내 일부 대기업은 회사 내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