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호성(29)씨는 요즘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흐르는 물에 10초가량 헹군다.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 기종을 쓰는 김씨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걱정돼 수시로 손을 씻듯 폰도 씻는다"고 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매일 사용하는 휴대전화 위생을 염려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전문가들도 휴대전화 소독 필요성은 인정한다. 고려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기에 앞서 매번 손을 씻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입 가까이 가져다 대는 물건인 만큼 자주 소독해줘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방법은 알코올 소독이다. 소독용 알코올을 솜에 묻혀서 스마트폰 표면을 닦아주라는 것이다. 소독용 알코올은 약국 등에서 5000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 알코올에 적셔진 솜을 낱개 포장해 팔기도 한다.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는 스마트폰 소독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 손소독제도 알코올 함량이 60% 이상이라면 휴대전화 소독에 쓸 수 있다"고 했다.

가볍게 물로 씻는 것도 생활 방수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비누칠까지 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직장인 박찬형(28)씨는 "매일 저녁 샤워할 때 아예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 거품을 묻혀 닦고 물로 헹군 다음 수건으로 물기를 없앤다"고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는 권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액정 등에 미세하게 금이 가 있는 경우, 100% 방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측은 "생활 방수 기능은 휴대전화가 온전한 상태를 전제로 한 것이다. 액정에 균열이 있는 경우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알코올 솜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낫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휴대전화 세척'은 뜨거운 화제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1월 20일부터 26일까지) '핸드폰 살균' 검색량보다, 그다음 주(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검색량이 10배 증가했다. 휴대전화 소독 제품도 덩달아 특수(特需)를 맞았다. 스마트폰 소독제 제조업체 사장 노경선(42)씨는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판매량이 20% 이상 뛰었다"며 "사업장에서 대량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한 번에 서너 통씩 구매하는 일반 고객이 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