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22명이나 급증하면서 방역망이 사실상 무너졌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확진자(여·61)가 다니는 대구의 신천지교회에서 14명이 집단 발병했다. 대구의 한 병원 직원도 감염됐다. 경북 영천에서 3명, 청도에서도 2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아 이날 하루 동안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신천지’ 방역 - 19일 대구 남구에 있는 지상 9층 건물인 신천지예수교회 다대오지성전 앞에서 대구 남구청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 예배를 봤던 61세 여성이 18일 국내 31번째 우한 코로나로 확진을 받은 가운데 이날은 이 교회를 다니던 14명이 우한 코로나에 집단적으로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돼 이 일대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이날 서울과 대구에서 4명이 더 확인되면서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대구에서 다중이용시설인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방역 당국의 추적이 불가능한 감염자들이 늘어나면서 감염자가 확인되면 역학 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방역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1번 확진자와 접촉했던 대구 새로난한방병원 직원(여·40)이 이날 확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대구 지역 대학병원 4곳 가운데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등 3곳의 응급실이 이날 폐쇄됐다. 응급실 폐쇄가 이어지면 국내 의료 및 방역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환자가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유행의 전파 양상을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감염된 신자들은 방역 당국의 검사가 아니라 스스로 선별진료소 등을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이들과 달리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신자 가운데도 확진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대구시는 31번 확진자가 참석했던 지난 9일과 16일 예배에 참석했던 신자 1001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에서는 확진자의 초등학생 딸(11)이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첫 미성년자 감염이다. 엿새 전 우한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지역사회 감염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4명이 퇴원해 퇴원 환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